브랜드 2023. 9. 11. 21:31

..... Tombow ..... MONO J Black Lead Pencils .....

www.tombow.com

 

MONO J | TOMBOW PENCIL

Standard black lead MONO pencil for office and school use. The pencil allows you to draw steady dark and thin lines. Available in 9 graphite scales from 4H to 4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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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6 05:09]

H, 2H, 3H.
3종류를 타스로 구매해 놓은 연필.

연필 혹은 만년필 특유의 사각거림.
그 매혹을 공감하는 이가 그리운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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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지 않는 길을 손끝으로 더듬거리면서... .....
..... ...연필을 기름하게 깎고 조심조심 끝을 뾰족하게 다듬었다. .....
..... 경질의 2H 심. .....
..... 그에게는 딱딱한 연필로 아로새기듯 글자를 쓰는 버릇이 있다. .....
..... 연필을 이용하지만 지우개는 쓸 수 없다. .....
..... 지우개로 문질러 보았자 글자의 흔적이 사라지지 않아서 글을 지울 때는 원고지를 버려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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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노 후유미 (Ono Fuyumi / 小野不由美) ..... 시귀(屍鬼) .....




[ 관련글보기 : .... TOMBOW ..... MONO 100 ..... ]

[2018/06/07]
도서/문학 2023. 9. 10. 21:43

..... 오노 후유미 Ono Fuyumi 小野不由美 ..... 시귀 屍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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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귀 세트 | 오노 후유미 - 교보문고

시귀 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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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지 않는 길을 손끝으로 더듬거리면서... .....
..... ...연필을 기름하게 깎고 조심조심 끝을 뾰족하게 다듬었다. .....
..... 경질의 2H 심. .....
..... 그에게는 딱딱한 연필로 아로새기듯 글자를 쓰는 버릇이 있다. .....
..... 연필을 이용하지만 지우개는 쓸 수 없다. .....
..... 지우개로 문질러 보았자 글자의 흔적이 사라지지 않아서 글을 지울 때는 원고지를 버려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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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죠. 그건 경계였어요. 우리도 아니고 그들도 아닌. .....
..... 숙연해질 만큼 '안'은 아니었던 겁니다. .....
..... 그렇다고 해서... .....
..... ...무분별하게 들뜨면 안 된다는 조심성 있는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바깥'도 아니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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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남기고 떠나리라 믿었던 이가 자신을 두고 떠나갔다는 부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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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젊은 사람의 죽음은 여느 죽음보다 비참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네요." .....
..... 그는 경솔하게 입을 열었다. .....
..... "비참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
.....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 .....
..... 그리고 고집 세 보이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
..... "죽음은 누구에게든 비참한 일이에요. 몰랐나요?" .....
..... 그는 말문이 막혔다. .....
..... "젊어서 죽든 나이 들어 죽든 관계없어요. .....
..... 착한 사람이었든 나쁜 사람이었든 똑같아요. .....
..... 죽음은 등가예요. .....
..... 특별히 비참한 죽음도 비참하지 않은 죽음도 없어요. .....
..... 죽음은 그래서 무서운 거예요." .....
..... 죽음은 등가, 라고 그가 되뇌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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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줄 생각이 없는데 억지로 가져가는 건 강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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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심하지 마시고......' .....
..... 지금 상태에 그런 말은 의미가 없었다. .....
..... 그 아이는 너무 어리다. .....
..... 상심하지 말라는 게 무리다. .....
..... ..... .....
..... '.....각오해야 해.' .....
..... 갑작스럽게 마음 속에 말이 떠올랐다. .....
..... 그래, 각오해야 한다. .....
..... 그 아이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한시라도 빨리 슬픔에서 다시 일어서기 위한 각오. .....
..... 상심해서는 안 된다. .....
..... 슬픔이 자신을 삼켜버리지 않도록. .....
..... '하지만 그런 말을 지금 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할 수 있지?' .....
..... ..... .....
..... 그 아이를 잃은 충격을 열심히 참고 견디며 지나 보내려는 사람들. .....
..... 지금은 그게 고작, 그 이상을 요구하는 건 잔인하다. .....
..... 그럼에도 그는 모두의 등을 두드리며 상심하면 안 된다고 말하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
..... 그조차 자신이 왜 이렇게 초조한지 알지 못했다. .....
..... 그렇지만. .....
..... '이렇게 있으면 안 돼.' .....
..... 어서어서 울음을 그쳐야 한다. .....

..... ..... ..... ..... .....

..... 그래, 그런 것이다. .....
..... 불행이든 뭐든 이어지는 일이 분명히 있다. .....
..... 세상사는 확률에 따라 일어나도 균일하게 일어나지 않는 법이다. .....
..... 하지만 사람의 머릿속에는 좋지 않은 일이 강하게 남는다. .....
..... 사람의 죽음이 대표적이다. .....
..... 길게 보면 확률 범위 내의 일이라도 묘하게 이어지는 인상을 받게 되고, .....
..... 일단 그런 인상을 받으면 선입관이 생겨서 실상은 두드러지게 왜곡된다. .....
..... ..... .....
..... 그는 한숨을 쉬었다. .....
..... 죽음은 순서 없이 일어난다. .....
..... 각 사례는 보통 독립해 있으며 반드시 관계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
..... 하지만 사람의 인식은 불연속의 점집합에 의미를 부여해 관련지으려 한다. .....
..... 의미는 '있는' 게 아니라 부여되는 것이다. .....
..... 실제로 관계없는 별들에 지나지 않는 걸... .....
..... ...사람이 인식의 선을 더해 별자리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과 비슷하다. .....
..... 죽음이 연이은 게 아니라 연이었다는 인상을 남길 만한 방식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
..... ..... .....
..... 그건 그저.....퍼져 갈 뿐이다. .....
..... 오염이라는 말이 마음 속에 떠올랐다. .....
..... 갑작스럽고 예사롭지 않은 죽음. .....
..... 죽음은 쉬이 근친자를 오염시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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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단한 단결력은 완고한 배타주의 위에 성립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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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이 문자를 기억하면 그걸로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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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씨도 내용도 모든 것이 자기 어필로 보이지 않도록 의도된 노골적인 자기 어필. .....
..... 모순으로 가득하다. .....
..... 거리를 유지하는 듯 보이도록 의도된 노골적인 접근. .....
..... 늦여름의 안부를 묻는 말 외에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다. .....
..... 그렇지만 그곳에는 굳이 쓰지 않았다는 보내는 사람의 의도가 너무나 명확했고, .....
..... 명확한 의도는 진심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

..... ..... ..... ..... .....

..... "사람의 보금자리는 그 사람의 정신 구조를 잘 나타내지. .....
..... 추측건대 네 정신은 창고가 되고 있어. .....
..... 아니면 진짜로 주거를 포기하고 창고로 삼아 버린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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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오르락내리락하던 계단이 한 계단 사라지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
..... 계단이 몇 개인지 세면서 오르고 내린 적은 없지만 평소보다 하나가 부족하다. .....
..... 이상하게 걸음이 남는 느낌이 들어 위화감이 생기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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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30 22:15]

평소와 다르게,
어쩌면 무심히 지나쳤을지도 모를 글귀들이 자꾸 나를 멈춰 세웠다.

그래서 평소와 또 다르게,
겨우 1권을 덮으면서,
그 공간이 아닌 이 공간에 남겨둔다.



[2014/05/02 22:20]

대부분의 책을 두번 이상 읽는다.

형편없는 기억력 덕분에 읽었던 책이라는 걸 알 수 없어서.
여러 권을 동시에 읽어나가기 때문에 뒷부분을 읽을 무렵에는 앞부분 내용이 잊혀져서.
한번 더 읽고 다시는 읽지 싶지 않아서.
예전에 읽었던 책이 문득 다시 떠올라서.

그리고 가끔은 그렇게 읽은 같은 책이 전혀 다른 책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몇달 전 2권인가 3권인가 읽다가 다른 책들에 밀려 마무리하지 못했던 책인데,
그 때 메모해 둔 페이지들과 이번에 메모해 둔 페이지들이 전혀 달라서,
같은 책을 여러번 읽는 내 습관이 무의미하지 않다는 걸 다시 확인하고 있다.

언제 어떤 마음으로 읽느냐에 따라서,
이렇게나 다를 수도 있는 것을.....






[ 관련글보기 : ..... 학산문화사 ..... BOOKHOLIC(북홀릭) ..... ]

[2014/07/14 02:36]
[2018/06/0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