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돌아본 시절 2024. 11. 10. 23:30

..... 복잡했던 천장 .....

[2020/07/24 13:13]

평소 천장 쪽에 시선을 두는 편도 아니라서 잘 몰랐는데,
도배하면서 보니 천장에 크고 작은 것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조명, 에어컨, 화재경보기, 스프링쿨러, 동작감지기, 환기시스템, 에어커튼.
의식하지 않아서 몰랐을뿐,
세어 보니 주방 포함 거실에만 무려 39개나 된다.

작업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아직 다 마르기 전이라 그 결과는 제외하더라도,
 초배지 작업 다시 하지 않은 것도 그렇고,
 주방 상부장 몰딩에 보기 흉한 구멍낸 것도 그렇고,
 중문, 통창, 바닥, 아일랜드 등등 온통 풀칠투성이인 것도 그렇고,
 다시 끼운 조명이 3개나 불이 들어오지 않아 교체한 것도 그렇고,
 그 때 보니 부품 하나가 겹쳐 있어서 어딘가 하나 빠져있는 상태란 것도 그렇고.)
에어컨, 에어커튼, 큰 조명 등을 제외하고,
도배 전 약 30개 정도의 캡을 돌려 빼고 도배 후 다시 끼우는 것도 꽤 귀찮겠다 싶긴 했다.

중앙에 커다란 등 하나,
뭐 그런 이미지를 오래도록 가지고 있었는데,
언제 이렇게까지 복잡해졌을까.

물론 아직도 중앙에 커다란 등 하나인 집들도 있을테고,

타워형 구조라 좀 더 복잡한 걸지도 모르지만,
나도 모르게 복잡해진 세상의 일면을 아주 살짝 스쳐본 느낌이다.



역시,
세월은,
나이는,

속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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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돌아본 시절 2024. 11. 8. 03:18

..... 마당이 있는 단독 주택 ......

[2018/07/09 13:45]

많은 의미로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주거 형태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수많은 타협을 거쳐,
(학군과 교통, 즉 투자가치를 포기했다.)
한적한 대단지 아파트를 선택했고,
예상하지 못한 단점들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상가들이 늦게 열고 너무 일찍 닫는다거나, 물가가 서울보다 비싸다거나.)
전반적으로는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아파트라는 공간은 내 집이라는 애정을 품기 어려운 공간이다.

심지어,
공간이 넓어지고,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면서,
막연했던 유지관리의 어려움을 실감했다.

공간을 넓혀 이사하고,
수많은 청소 도구들이 늘었고,
하루하루 관리의 어려움을 깨달아간다.

아파트를 선택하긴 했지만,

대중적인 취향과는 거리가 먼 관계로,

인기 높은 판상형 구조가 아닌 타워형 구조를 선택했고,

설계 의도와 무관하게 안방과 서재의 용도를 바꿔 사용중인데......

 

타워형 구조의 매력적이라고 느꼈던 독특함들은,
꽤 많은 불편함 혹은 유지관리의 수고를 요구했다.
무난한다는 건 더 많은 이들이 그 가치를 인정했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단독주택을 선택할 수는 없었지만,
무난한 판상형 구조가 아닌 타워형을 선택할 수 있었던 나는,
과연 어디까지 현실과 타협하고,
과연 어디까지 다수의 선택을 외면할 수 있을까.


.....청소하다 지쳐 이 글을 끄적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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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돌아본 시절 2024. 11. 7. 23:44

..... 연애하기 .....

[2010/05/13 21:53]

또 들었다.
"요즈음 연애해(요)?"
다른 이들은 주로 메이크업/의상/헤어 스타일의 변화가 있을 때 듣는 말일텐데,
나는 주로 아니 반드시 새 노트북을 데려왔을 때 듣게 되는 말.

예전에 VAIO SRX 모델을 데려왔을 무렵,
그 즈음의 내가, 자신이 보아온 모습 중 제일 밝은 모습인 것 같다던 한 친구의 말이,
이제야 제대로 마음까지 와 닿는다.

삼성 ??? <<< ThinkPad 560Z < MacBook Pro < VAIO SZ79 << VAIO SRX55L
만족도의 순으로 보면 중간에 불과한 MacBook Pro 데려온 이후에도 저런 말들이 들릴 정도인데,
반해서 데려온 VAIO SRX 시절의 나는 얼마나 많은 만족감을 흩뿌리고 다녔을까.

희미하게나마 책과의 연애를 꿈꾸었는데,
아쉽게도 실상은, 노트북과 연애를 하며 살아지고 있었던가 보다.